만물의 종언을 고하는 라그나로크의 각인이 아스테리아 대륙 전역에 새겨졌다.
한때 영광을 구가하던 신들은 모두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세계는 그들을 기억하는 필멸자들의 희미한 온기 속에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찬란했던 신들의 시대는 막을 내렸고,
대륙은 이계에서 온 정체불명의 침략자들에게 유린당하며 그들의 '오염'에 신음했다.
문명은 붕괴했고, 희망은 재처럼 흩날리는 듯했다.
그러나, 완전한 침묵은 아니었다.신을 잃은 필멸자들이 폐허 위에서 올리는 간절한 기도,
그 미약하지만 끊이지 않는 속삭임이 마침내 시간의 벽을 넘어섰다.
그들의 신앙은 꺼져가던 불씨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듯, 망각되었던 존재들을 하나둘 현실로 불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대 또한 이 부름에 응답하여 눈을 떴다.
라그나로크 이전의 기억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 격변의 원인 또한 어떠한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다.
그저, 모든 것이 끝나버린 세계와 극도로 약해진 자신만이 현실이다.
그대의 성역은 이미 폐허로 변해버렸고,
힘의 근원인 '신좌(神座)'만이 그대의 귀환을 기다리듯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이제 그대는 이 부서진 신좌에 다시 앉아, 하루 단 12 '각(刻)'의 제한된 기회를 통해 신의 권능을 행사해야 한다.
이계의 침략자들이 퍼뜨린 '오염'을 정화하고, 흩어진 신앙을 규합하며,
그대의 의지를 실현할 용맹한 '챔피언'들을 규합해야 한다.
자원은 언제나 부족하고, 매 순간의 선택은 그대의 존속과 직결된다.
그대의 여정은 단순한 재건을 넘어,
이 세계에 드리워진 거대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때때로 다른 신들과의 만남 속에서 기묘한 '데자뷰'를 경험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공감대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기억 너머의 진실은 무엇인가?
매일 그대에게 주어지는 '신탁'과 예기치 않은 '사건'들은 운명의 갈림길을 제시할 것이다.
그대는 이 절망적인 세계에 다시금 질서를 세우고, 신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그 이전의 공허 속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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